<요요3회> 어머니가 새벽에 집을 나갔다
돌봄에는 예고가 없다 부모님 돌봄은 어떤 사전 징후도 없이 들이닥쳤다. 그 모든 일이 시작된 것은 어머니 아버지가 84세였던 2020년 10월 중순이었다. 아침 일찍 남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머니가 허리가 아파서 꼼짝 못 한다며 응급실에 모시고 가달라는 연락이었다. 골다공증이 있는 어머니는 뼈가 약했다.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갈비뼈에 금이 갔고, 운동하다 넘어져 고관절 수술을…
돌봄에는 예고가 없다 부모님 돌봄은 어떤 사전 징후도 없이 들이닥쳤다. 그 모든 일이 시작된 것은 어머니 아버지가 84세였던 2020년 10월 중순이었다. 아침 일찍 남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머니가 허리가 아파서 꼼짝 못 한다며 응급실에 모시고 가달라는 연락이었다. 골다공증이 있는 어머니는 뼈가 약했다.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갈비뼈에 금이 갔고, 운동하다 넘어져 고관절 수술을…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 애도가치의 불평등 2015년 1월 20일,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동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거기에는 일본인 기업가 유카와 하루나(당시 42세)와 프리랜서 전쟁 저널리스트 고토 겐지(당시 47세)가 오렌지색 옷을 입고 손목이 뒤로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있었다. IS는 일본이 서방 군에 1억 달러를 지원했다는 것을 명분 삼아 이들을 체포했고, 몸값으로…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가 1966년에 쓴 책 『죽음』이 작년에 번역되었다. 나는 700쪽이 넘는, 죽음 사유의 기념비적 저작인 『죽음』을 읽기 전에 먼저 장켈레비치와 나눈 네 편의 대담을 실은 『죽음에 대하여』를 집어 들었다. 『죽음』의 대중적 판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대담집은 장켈레비치의 죽음 철학을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접할 수 있는 좋은 안내서다.(내용은 가볍지 않지만 책은…
2021년 1월 어느 날 엄마가 전화를 하신다. 잘 들어보니 미래에셋증권이다. 예전에 남편이 우리사주 받을 때 엄마도 조금 사두었던 주식이 요즘 상종가를 치고 있나보다. 엄마는 주식을 팔고 있었다. 좀 더 두면 더 오를 것도 같은데 엄마는 결단을 하신 듯, 아무 미련 없이 주식을 팔아달라고 요청한다. 원래 돈 욕심이 없으신 분이다. 주식은 아주 오랫동안…
『어머니를 돌보다(Mother Care)』는 소설가이자 문화비평가인 린 틸먼이 11년간 자신의 어머니를 돌본 경험을 사실적으로 쓴 책이다. <의무, 사랑, 죽음 그리고 양가감정에 대하여>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책의 맨 앞장에는 “돌봄 제공자들에게, 그 일을 유급으로 하는 사람, 무급으로 하는 사람 모두에게”라고 쓰여 있고, 그 다음 장에는 “운명은 순순히 따르는 이에게는 길을 안내하고, 순순히 따르지 않는 이는 억지로…
침대에서 눈을 뜬 여자가 낯선 남자를 발견하고 당장 여기서 꺼지라고 소리를 지른다. 남자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 자신이 그녀의 남편이라는 것을 증명해보이려고 애를 쓰지만 그럴수록 여자는 더 격렬하게 화를 낸다. 이 남자는 훈련받은 정신과 의사이자, 저명한 의료인류학자 아서 클라인먼이다. 허나, 50대 후반에 찾아온 조발성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아내 앞에서 그는 그저 충격과 비참함에 몸을…
◆ 나이듦 아카이빙은 나이듦연구소에서 만드는 기존 저널의 재편집판입니다. 나이듦, 죽음, 애도, 돌봄과 관련된 주요 게시물을 요약하여 매달 1회 발행됩니다. 돌봄, 간병 그리고 간병비 2023년 사적 간병비는 약 10조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가족간병의 구조에서 직장이나 육아 등의 이유로 직접 간병을 하지 못할 경우 간병 서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적 간병비를…
2024 경기 마을주간 행사가 있었던 안양예술 공원 안 특별 전시관 앞의 모습입니다. 2일차 오전 프로그램은 <주제발표> 섹션이었습니다. -개발이후 마을살이, 공동체성이 약화된 도시에세 함께 살기를 실험하는 사람들 이라는 주제입니다. 발표시간이 가까워오고 문탁에서 온 친구들,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속속 들어와 자리를 채웠습니다. “마을에서 인문학을 공부하는 ‘레퍼’입니다” 라는 페이퍼를 발표하고 있는 문탁네트워크의 송우현님, 이런 발표 자리는 처음이라…
2024 경기마을주간에 다녀오다.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6월 27일~28일) 안양예술공원에서는 ‘수상한 마을’ 이라는 주제로 컨퍼런스, 전시회, 공유회, 간담회, 북토크 등의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되었습니다. 김중업 미술관 특별전시관 2층에서는 양일간 문탁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 중에서 제가 소개해드릴 내용은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마을 공동체의 기쁨과 슬픔’- 돌봄, 자활, 인문학으로 살펴보는 지금의 공동체라는 프로그램에 관한 내용입니다. 자누리샘의 사회로…